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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박한우 전 기아 사장, '불법 파견 공모' 1심 무죄...기아는 벌금 2000만원

사내하청 근로자를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한우 전 기아자동차 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수원지법 형사4단독 최해일 판사는 8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 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화성 공장장 A 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기아 주식회사에는 벌금 2000만원을 판결했다.최 판사는 "화성 공장에서 일어난 위탁 계약을 살펴보면 A 씨가 공장장 지위에서 전부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관련 내용을) 사후 보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만으로 공모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최 판사는 "A 씨는 공장장으로서 위탁 계약에 대해 직접 결재까지 해 범행의 고의성과 위법성이 인정된다"며 "이런 피고인 업무에 대한 기아 회사의 책임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박 전 사장 등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9월까지 파견 대상이 아닌 자동차 생산 업무 등 151개 공정에 사내 협력사 16곳에서 근로자 860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됐다.이날 1심 선고는 2015년 7월 기아차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고발장을 낸 지 8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검찰은 고발 접수 약 4년 뒤인 2019년 7월 자동차 생산업무의 경우 '직접 생산공정'에 해당한다며 박 전 사장과 A씨 등 2명을 불법 파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은 당시 사내 하청 근로자라고 해도 원청 근로자와 동일한 공간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고, 원청인 기아차 지휘를 받는 만큼 불법 파견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특별채용에 대한 노사 협의와 관련 재판 등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렸다.검찰은 2018년 12월에서야 고용노동부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았고, 2019년 초 기아차 화성공장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재판도 2021년과 2022년에는 진행되지 않았다.수원지법 재판부는 2019년 8월 박 전 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해당 사건과 쟁점이 대동소이한 민사사건 등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지켜보고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었다.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현대·기아차 공장에서 도장, 생산관리 등 업무를 수행한 사내 하청 노동자들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08 16:47
자동차

사명서 '자동차' 땐 기아…26년만에 신공장 짓는다

기아가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사명을 변경을 한 데 이어 올해는 경기도 화성에 PBV(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가 국내에 공장을 짓는 것은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26년 만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한 지 2주년을 맞이했다.2년 전 기아는 사명 변경을 통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롭게 선보인 로고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아가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상징한다"며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들의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킬 기아의 새로운 모습과 미래를 함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기아는 사명 변경과 함께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PBV' 등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첫 포문은 기아의 첫 순수전기차 EV6가 열었다. 기아가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차인 EV6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모델이다.EV6는 출시와 함께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출시 첫해인 2021년에는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1만1023대가 팔렸으며 지난해에는 2만4852대로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미국에서도 지난해 2만498대가 판매되며 2만2982대가 팔린 아이오닉5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판매를 전년 대비 65.1% 늘렸다.기아는 또 PBV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레이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1인승 레이 밴과 택시에 특화된 니로 플러스를 출시했다.여기에 기아는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구 화성공장)에서 전기 PBV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개최한 고용안정소위원회에서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에서 PBV 신공장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기아 노사는 공장 완공 후 2025년 7월부터 중간 사이즈 PBV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간 생산 규모는 20만대 이상이다.전기 PBV는 로보택시, 무인 화물 운송, 이동식 사무실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기아는 지난해 5월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 계획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 PBV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올해 1분기 오토랜드 화성에 전용공장을 짓겠다고 약속했다.이와 관련 공장 착공이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제기됐지만, 이번 노사 합의로 기아의 전동화 전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기아 관계자는 "노사가 예정대로 1분기 착공을 합의했다"며 "오토랜드 화성에 이어 오토랜드 광명·광주 등에서 전동환 전환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19 07:00
자동차

기아차 광명 공장 초소서 불… 노동자 숨진 채 발견

19일 6시5분쯤 경기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 공장 컨테이너 초소에서 불이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불은 공장 부품품질기획관 사무동 옆 컨테이너 초소 건물에서 났다. 소방 당국은 기아차 공장에서 검은 연기가 보인다는 인근 편의점 직원 신고로 현장에 도착해 컨테이너 문 앞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숨져 있는 노동자 A씨를 발견했다. 소방대원이 도착했을 때 불은 이미 공장 자체 진화로 일부 꺼진 뒤였으며, 잔불 정리 등으로 6시 48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기아 노사는 오전 10시 소하리 공장에서 예정됐던 2022년 임단협 조인식을 연기했다. 기아 노조는 전날 조합원 대상 투표를 통해 찬성 65.7%로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기아 노조는 정확한 화재 원인이 나올 때까지 소하리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19 09:10
산업

정의선 취임 후 현대차 첫 파업 위기…쟁점은 ‘전기차 공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총수 취임 후 처음으로 파업 위기를 맞았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12차례나 교섭했지만 결렬됐다. 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가결됐다. 지난 3년 동안 노사 간 무분규 합의라는 상생 모드로 미래 준비에 몰입할 수 있었던 현대차는 파업이 예고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미 ‘전기차 공장’ 설립, 투쟁 모드 단초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성 노조가 들어선 현대차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 전체 조합원(4만65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 결과, 투표자 71.8%가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 4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교섭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파업권을 획득하게 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10일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12차례 교섭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6월 22일 사측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어 다음날 중앙노동위에 쟁의 조정 신청을 했다. 1일 투표에서 파업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노조는 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이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일괄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달 중순이나 말께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첫 파업이 된다. 노사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중앙노동위는 교섭 조정 중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격차가 커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매년 특별한 차이가 없다. 기본급과 성과급 지급 등은 항상 노조의 동일 레퍼토리다. 현대차 관계자는 “매년 기본급과 성과급에 대한 입장차는 크다. 합의안과 대비했을 때 항상 큰 차이가 났다”며 “교섭을 통해 간극을 좁히는 작업은 상황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실제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인상은 7만5000원(호급승급분 포함)에서 합의를 봤다.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안은 ‘성과금 200%+350만원 지급’으로 결정됐다. 올해는 기존 항목과 달리 ‘전기차 공장’ 설립 부문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노조는 정의선 회장이 노조와 상의 없이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서배너 지역에 연산 30만대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발표한 것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서 조지아주 제2 공장 설립에 55억 달러(7조13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차 출고 지연 등 매출 차질 불가피 현대차는 노조가 미국 조지아주 공장 설립 투자 발표 이후 크게 반발하자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히며 달래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대규모 투자를 국내에 집중함으로써 ‘그룹의 미래 사업 허브’로 한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그런데도 노조의 반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강성인 안현호 현대차노조 지부장은 미래산업대비 국내 신공장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는 사측에 “노후화된 공장과 설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노후 공장을 새로 짓던 유휴 부지에 공장을 짓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강조했다. 내부적으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 신공장에 대한 고용 소식이 노조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지난 1일 조지아주 매체인 서배너모닝뉴스는 “현대차가 미국 제2공장 조지아주 서배너 공장에 8100명의 근로자를 직고용한다. 근로자 평균 시급 28달러(3만5000원) 또는 평균 연봉 5만8000달러(약 7200만원)를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8100명의 직고용 인원은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3000명, 기아차 조지아 공장의 2700명보다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전 노조위원장과는 달리 강성으로 알려진 안현호 지부장은 “노조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 될 때까지 밀어붙이고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당장 투쟁 모드로 돌입한다. 노조는 식당 바코드 리딩기 관련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는데, 사측이 제안한 리딩 방법 편의성 향상, 중·석식 포인트제 등에 대한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4일부터 중·석식부터 아산, 전주, 울산공장 조합원은 리딩기 없이 식사를 한다. 만약 ‘식당 바코드 리딩기 거부와 관련해 문제 발생 시에는 지부가 즉각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신차 출시 지연이 가중되면서 현대차는 매출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김귀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현대차·기아는 연도별로 각 16회, 19회의 파업을 단행했다. 이 기간 평균 생산 차질 물량은 각 6만3000대, 3만4000대로 약 1조6000억원과 8000억원의 피해 규모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04 07:01
산업

현대차 폭행 사건으로 노사 갈등 격화…경영진 '예의주시'

현대자동차 노사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자랑하는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 컨트롤타워인 남양연구소에서 노사 간 폭행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기간에 폭행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현대차 노사는 이날 2022년 임단협 11차 교섭을 가졌다. 현대차에서는 6월 들어 두 차례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당초 한 건은 사측이 노조를, 다른 한 건은 노조가 사측을 폭행한 사건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7일 울산에서 체육대회 뒤풀이 때 발생한 폭행 건은 노동조합원 간 마찰로 확인됐다. 노조 대의원 A 씨가 휴대전화로 사측 매니저가 아닌 노조원 B 씨의 머리를 두 차례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같은 부서 소속으로 체육대회 이후 함께 회식에 참여했고, 노조와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충돌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노조 간 폭행 건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특별히 입장을 내놓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달 초 남양연구소에서 발생한 사건은 사측이 노조 대의원을 폭행해 논란이 됐다. 현대차 팀장급 관리자 C 씨가 경기 화성시의 한 술집에서 회식 도중 맥주잔으로 머리를 가격한 사건이다. 해당 폭행 장면의 CCTV가 공개되면서 더욱 충격을 줬다. C 씨는 주변 직원들의 만류에도 노조 대의원 D 씨를 향해 맥주잔을 휘두르며 머리를 두 차례 가격했다. 노조 대의원 D 씨는 폭행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게시판에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D 씨는 “저를 폭행한 해당 팀장은 올해 4월 사업부 조직 개편으로 울산에서 남양으로 전출 온 신임 팀장”이라며 "사건 현장에서 해당 팀장의 전출 이후 대의원들에게 소홀한 점, 조합원들을 대하는 태도 등에 대한 격론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팀장은 자기 분을 참지 못하고 500cc 생맥주잔으로 제 머리를 두 차례 가격했다”고 전했다. 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노조는 사측에 거세게 항의하며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동석 현대차 부사장은 노사 교섭장에서 노조 측에 후속 조치를 약속하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팀장은 보직해임 처분을 받았다. 회사의 인사위원회를 통해 후속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이 총수 역할을 하면서 현대차는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에 성공하는 등 안정적인 노사 관계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도 지난해 10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에서는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고 폭행 사건까지 일어나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6.22 07:01
경제

정기선의 현대중공업, 사고사·파업 꼬리표 끊을까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체제에서도 ‘죽음’과 ‘파업’이라는 현대중공업의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난제다. 산업재해 ‘죽음의 일터’ 제조업 1위 3일 업계에 따르면 2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폭발 사고로 협력업체 노동자 50대 A 씨가 숨졌다. A 씨는 이날 판넬2공장에서 가스를 이용해 철판을 절단하는 공정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면서 안면에 충격을 받고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목격자와 동료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작업에 대해 작업중지 조치를 하고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지난 1월 24일 중대재해 발생 이후 68일 만에 또 노동자 1명이 재해를 당했다. 크고 작은 폭발사고가 빈번한데도 시정조치가 안 된 것이 원인"이라며 “전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줄 것을 고용노동부에 요청하고, 사측을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24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크레인을 이용해 철제물을 옮기는 작업 중 50대 노동자가 크레인과 공장 기둥 사이에 끼임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폭발 사고와 관련해 "안전최고책임자(CSO)를 새롭게 선임하고 중대재해 방지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중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다. 관계 기관과 협조해 정확한 사고 내용과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즉각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죽음의 일터’ 불명예를 안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2020년 공개한 산업재해 자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산업재해 발생 1위 제조업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근로자 1만 명당 재해자수 비율이 181.3명으로 2위 기아차의 97.6명보다 약 두 배가 많았다. 2020년과 2021년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도 각 4명의 현대중공업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유명을 달리했다. 정부가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에 대해 2주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지만 계속되는 사망사고를 막지 못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6월 ‘3중 위험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등 강화된 안전대책 시행을 발표했지만 ‘죽음의 일터’의 싸늘한 실태는 바뀌지 않고 있다. 올해 3월 ‘반복되는 현대중공업 중대재해,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던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대중공업은 중대재해 사고가 날 때마다 깊은 애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하지만 그때그때 말뿐인 안전과 빈껍데기 재발방지 대책 발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멀어지는 파업 없는 무분규 임금협상 현대중공업은 2021년 임금협상도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해를 넘긴 데다 올해도 무분규 협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2021년 임금협상 찬반투표가 부결되면서 노사 측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오는 5일부터 교섭을 재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6일에는 현대일렉트릭이 사측과 실무 교섭을 재개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와 함께 ‘3사 1노조 체제’라 임금협상 찬반투표는 3사 모두 통과해야만 한다. 노조는 “교섭을 지연시킬 경우 주저 없이 단체행동을 할 것”이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부분 파업 카드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지난달 노조와 잠정합의안(기본급 7만3000원 인상, 성과급 148%, 격려금 250만 원, 복지포인트 30만 원)을 마련하고도 부결된 터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겸 부회장도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한영석 부회장은 그동안 노사관계 전문가로 불렸다. 현대미포조선 대표 시절인 2017년과 2018년에는 노사교섭을 파업 없이 끝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지휘봉을 잡은 뒤 2019년과 2020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한영석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노사 사이 쌓인 불신을 털어내고 화합과 상생의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4 07:01
경제

'공격수' 정의선 취임 1년 성적표…미래차·신사업 A, 지배구조·중국 F학점

‘인류의 꿈 실현’을 내걸고 총수 자리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고객가치를 뛰어넘는 인류의 삶과 안전, 행복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한 정 회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통해 지난 1년을 돌아봤다. 미래 주도권 위한 모빌리티·신사업 준비 합격점 현대차그룹은 미래차에 초점을 맞추며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정 회장이 총수에 오르기 이전부터 미래 생태계를 위한 변화와 혁신을 서둘렀기에 경쟁업체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 중 하나인 수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에 이은 차세대 모빌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수소차 투싼 FCEV를 출시하며 선두주자로 나섰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에서 전 세계 점유율 52.2%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전기차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세계에서 53만2000여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수소차의 판매량이 100% 이상 증가세를 보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정 회장은 과감한 결단도 내렸다.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2035년부터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40년에는 국내에서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차를 향한 투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전기차 현지 생산과 생산 설비 확충에 2025년까지 총 74억 달러(8조1500억원)를 투자한다. 또 아시아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한다. 전기·수소차뿐 아니라 미래 신사업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는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 20%로 설정했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정 회장 취임 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었고, 본인의 사재 249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확보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미국 앱티브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모셔널과 함께 자율주행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독일국제모토쇼(IAA) 모빌리티 2021'에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의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연한 노사 관계, 유기적 연대, 친화적 주주가치 제고 유기적 연대와 협업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정 회장은 배터리와 수소 분야에서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배터리 회동’을 통해 미래 전기차의 발판을 단단하게 다졌다. 지난달 8일 출범한 한국판 수소위원회 ‘코리아H2 비즈니스 서밋’도 정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수소 전도사’로 나선 그는 최태원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수소기업협의체 출범에 합의한 뒤 수소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여기에 롯데·한화·GS 등 주요 그룹 등도 참여하며 총 15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탄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정의선 회장은 그룹 총수 중에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 있다. 축구로 따지면 공격수에 해당하고 좋은 스트라이커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며 “미래차가 중대한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SK·LG 등으로부터 많은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차, 정 회장의 역할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노사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첫 리더십 시험대도 무난히 통과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센티브 등 사측의 소통에 MZ세대(1980~2000년대생)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임단협에 합의하면서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현대차그룹 주가 급락하자 817억원(현대차 406억원, 현대모비스 411억원)을 투입하며 주가 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현대차는 “코로나 글로벌 확산으로 금융 및 주식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오너의 자사주 매입”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주가가 올라가면서 정 회장은 100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 날 17만8000원이었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 13일 21만1000원으로 장을 마쳐 1년간 18% 이상 상승했다. 애플카와의 협력설이 제기됐던 올해 1월에는 26만원대를 찍기도 했다. 기아 주가는 1년간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14일 4만9150원이었던 주가는 1년이 지난 이달 13일 8만4200원으로 상승했다. 기아의 전기차 판매 호조로 인해 2월에는 10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주 중 가장 많은 지분(23.29%)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도 취임 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취임 당시 16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3일 17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오 소장은 “현대차는 미래차 방향의 재빠른 설정으로 주가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주가는 복합적인 요소로 움직이는데 현대차의 경우 CEO의 노력이 가미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개선, 중국시장 진출, 중고차 거래 상생 마련 과제 정 회장은 취임 1년 동안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미래차에 초점을 맞추고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3~4년 후 좀 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숙제는 정몽구 명예회장도 해결하지 못한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는 국내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가 해결되지 않은 기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가 총수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뿐이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크게 4개의 순환출자 고리로 오너가가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순환출자가 지배구조의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아직 순환출자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없다. 하지만 최상의 방향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확대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이후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2년 점유율이 10%가 넘어갔지만 현재 3% 밑으로 떨어진 상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정 회장으로서는 코로나19 정국에서도 성장세를 보이는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시장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차별화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과제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안 도출에 실패하고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시장 진출 안건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업계와 상생 카드를 찾지 못한다면 쉽게 풀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생활 잡음도 조심해야 한다. 정 회장의 장남이 지난 8월 만취상태에서 음주사고를 일으켜 논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들 문제 등 오너일가의 사건·사고는 총수의 리스크로 인식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0.15 07:01
경제

"하투는 옛말"…기아 노조,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돌입

기아자동차 노조가 27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전국 기아차 공장 등에서 진행된다. 개표 결과는 이날 오후께 나올 예정이다. 조합원 과반이 찬성해 잠정합의안이 최종 가결될 경우 기아차 노사는 무분규 합의를 이뤄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치게 된다. 앞서 기아 노사는 첫 상견례 이후 2개월만인 지난 24일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에서 열린 13차 본교섭에서 임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7만50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200%+350만원, 품질향상 특별격려금 2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주식 13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성과급 중 100%+350만원과 특별격려금은 타결 즉시 지급하고 100%는 올해 말에 지급된다. 이는 앞서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등의 합의를 바탕으로 3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밖에도 노사는 4차 산업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첫 차 구매 시 직원 할인 혜택이나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등 직원 복지 개선에도 합의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8.27 10:05
경제

형님 넘어선 기아…하반기 코로나에 파업 리스크 골머리

현대자동차의 '아우'로 불리던 기아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K5와 쏘렌토 등 주력 차종을 앞세워 올 상반기 '형님'을 제치고 내수 판매 1위로 올라섰다. 다만 하반기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갈등마저 심화하며 파업 리스크에 휩싸였다. 26일 카이즈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아는 총 24만6341대를 판매해 23만378대에 머문 현대차를 제치고 내수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고급차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네시스와 버스·트럭 등 상용차를 제외한 실적으로, 승용 및 RV 판매만으로 현대차 판매를 웃돈 것은 2018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 기아는 대부분의 부품과 플랫폼을 현대차와 공유하지만 그동안 브랜드 파워에 밀려 '만년 2등'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주요 볼륨 차급에서 '디자인'이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먼저 소형 SUV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기아 셀토스(2만1952대)가 현대차 코나(7697대)를 압도했다. 중형 SUV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쏘렌토는 3만9974대가 팔려 싼타페(2만1723대)를 가볍게 따돌렸다. 중형 세단 시장 역시 같은 기간 기아의 K5가 3만6345대 팔린 것에 비해 현대차의 쏘나타는 3만2357대를 판매했다. 더욱이 기아는 미니밴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니발이 4만6294대 팔리는 사이 현대차는 스타렉스와 스타리아를 합쳐 1만5000대도 못 팔았다. 준중형 SUV에서는 아직 현대차의 투싼이 앞서 있지만, 기아의 신형 스포티지가 출시됨에 따라 이 역시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하반기다. 이달 시작과 동시에 각종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먼저 노조 파업에 직면했다. 현대차와 달리 노사가 각종 쟁점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금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연장, 노동시간 단축(주 35시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 20일 교섭까지 별도의 제시안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같은 날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오는 28일에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찬반 투표가 가결될 시 기아 노조는 파업에 들어간다. 여기에 코로나19 복병도 만났다. 이날 현재 기아 오토랜드 광명(옛 기아차 광명 소하리공장) 1공장은 생산이 멈춘 상태다. 공장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광명시와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3일 동안 누적 확진자는 23명에 달한다. 더욱이 확진자들의 근무 부서는 조립을 비롯해 생산관리, 보전, 자재 등 광범위한 상황이다. 기아는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후 추가 휴무 등 후속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무섭게 질주했지만, 하반기에는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당장 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이 멈춘 상태에서 노조 파업까지 겹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7.27 07:00
경제

현대차 노조 파업권 확보…정의선 회장 강조한 노사관계 '비틀'

현대자동차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파업 돌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날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 조정 결과 노사 간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현대차 노동조합은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노조는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돌입 여부와 수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는 임금 협상 11년 만에 동결에 합의했다. 또 2년 연속 무분규 합의로 협상을 마치는 등 개선된 노사 관계를 구축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난항을 겪자 지난달 30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7일 쟁의행위 투표에서는 조합원의 73.8%가 파업에 찬성해 가결됐다. 현대차는 지난 9일 파업을 피하기 위해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이 노동조합을 방문해 이상수 노조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과 만났다. 하 사장은 "조속한 교섭 타결을 위해서는 노사 간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견을 좁히고 합리적 접점을 모색해 교섭 마무리에 집중하자"고 의사를 밝혔다.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차는 기아차와 연대 투쟁을 형성하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의 쟁의행위 결의를 지지하며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울산공장을 방문해 이상수 지부장과 오찬을 함께 하며 안정된 노사 관계를 약속한 바 있다. 또 미래 발전을 위한 노사 간 적극적인 소통도 다짐했다. 정 회장은 “노사관계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직원의 만족이 회사발전과 일치될 수 있도록 함께 방법을 찾아가자”며 “노사 간의 단체협약은 중요한 것이다. 조합원 고용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내부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는 ‘노사 간 소통 부재’며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센티브에 대한 공정성, 투명성을 요구했지만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현대차 생산직의 임단협 결렬까지 더해지며 마찰을 빚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 9만9000원(정기·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금 30% 지급, 만 64세 정년연장, 국내 공장 일자리 유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월 5만원 인상, 성과금 100%+300만원,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근로자 1인당 1100만원의 인상안이지만 노조 측이 거부하고 있다. 노조 측은 60세인 현행 정년을 4년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년 연장’ 조항에서 이견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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